2025 선사마라톤축제, 아들과 함께 비 속에서 1시간 55분

2025년 9월 28일 일요일, 선사마라톤축제 하프(21.095km)에 성인 1명과 청소년 1명으로 참가했습니다. 아들의 첫 하프였고, 저는 그 페이스를 옆에서 붙잡는 역할이었습니다. 최종 기록은 1시간 55분입니다. 비 때문에 계획보다 느렸지만, 2시간 안에 들어온 것이 이날의 유일한 목표였습니다.

대회 한눈에

일시 2025년 9월 28일 (일)
대회 선사마라톤축제 하프마라톤
거리 21.095km
참가 성인 1 + 청소년 1 (부자)
날씨 아침부터 비, 노면 미끄러움, 시야 나쁨
출발 혼잡으로 약 10~15분 지각 출발
기록 1시간 55분 (평균 약 5분 27초/km)

왜 이 대회였는가

아들은 10km는 뛰어 봤지만 하프는 처음이었습니다. 제가 보기에 체력보다 위험한 것은 초반 과속이었습니다. 첫 하프는 기록이 아니라 “멈추지 않고 들어오는 감각”을 남기는 대회여야 합니다. 선사마라톤은 현장 분위기가 무겁지 않고, 제한 시간도 초보 하프에 여유가 있어 골랐습니다.

당일 키트는 현장에서 받았습니다. 하프 창구가 예상보다 혼잡했고, 번호표 핀과 우비 여부가 출발 전에 제일 먼저 확인해야 할 항목이었습니다. 비 예보를 보고도 우비를 가방 안쪽에 넣어 둔 것은 실수였습니다. 번호표를 가슴에 고정한 뒤에는 우비를 꺼내 입기 어렵습니다.

출발이 늦어진 이유

집결 동선이 비에 엉켰고, 우리는 출발 블록에 10~15분 늦게 들어갔습니다. 하프 초보는 이 지연을 “따라잡아야 할 빚”으로 느낍니다. 아들도 초반에 조금 우왕좌왕했습니다. 저는 일부러 첫 1km를 더 느리게 가져갔습니다. 지각은 이미 발생한 비용이고, 그 비용을 첫 5km에서 회수하려고 하면 15km 이후가 무너집니다.

프로젝트 착수가 이틀 밀렸다고 첫 스프린트에서 야근으로 메우려는 것과 같은 판단입니다. 하프도, 구축도, 초반 부채 상환은 후반 장애로 돌아옵니다.

구간별 실제 감각

구간 대략 경과 노면·몸 상태 판단
0~5km 약 30분 비, 출발 혼잡, 심박수 안정 계획대로 억제. 아들이 앞사람을 따라가려 해서 말렸습니다
5~10km 누적 약 60분 비 강화, 신발 무게 증가 대화가 되면 페이스가 맞다는 기준으로 유지
10~15km 누적 약 90분 고인 물, 시야 나쁨 가장 위험한 구간. 보폭만 줄이고 케이던스는 유지
15~21.1km 마지막 약 25분 추위보다 허벅지 무거움 마지막 1km만 가속. 기록보다 둘 사이 간격 유지

평균 페이스는 1km당 약 5분 27초입니다. 맑은 날 단독 훈련보다 느립니다. 그래도 2시간 컷을 의식해 15km 이후를 무리하게 올리지 않은 것이 완주의 이유였습니다. 비 오는 날 후반 가속은 착지 실수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비가 페이스를 얼마나 갉아먹는가 — 체감이 아니라 수치로

우천 러닝이 평상시보다 느려지는 것은 단순히 “미끄러워서”가 아닙니다. 세 가지 물리적 요인이 겹칩니다.

  • 신발 함수량: 러닝화가 빗물을 머금으면 편도 신발 무게가 30~80g까지 늘어날 수 있습니다. 한 걸음마다 들어 올리는 무게가 늘어나는 것이므로, 21km 전체로 누적하면 무시할 수 없는 대사 비용이 됩니다.
  • 착지 마찰 손실: 젖은 노면에서는 발이 지면을 미는 힘의 일부가 미끄러짐으로 새어 나갑니다. 같은 근력을 써도 추진력으로 전환되는 비율이 떨어지므로, 동일 심박수에서 실제 속도는 낮아집니다.
  • 체온 유지 비용: 젖은 상태에서는 체표면 냉각이 빨라 심부 체온을 지키기 위한 대사 부담이 늘어납니다. 이 부담이 다리 근육으로 갈 에너지와 경쟁합니다.

이 세 가지를 더하면, 맑은 날 기준 페이스보다 5~10% 느려지는 것은 정상 범주입니다. 이날 평균 5분 27초/km는 제 맑은 날 훈련 페이스(약 5분 10초/km 내외) 대비 약 5~6% 느린 수준으로, 체감과 수치가 크게 어긋나지 않았습니다. 우천 대회에서 “오늘 왜 이렇게 안 나오지”라는 자책은 대부분 근거가 없습니다.

잘한 점과 다음 대회에서 바꿀 점

유지할 것

  • 첫 하프 동반자의 목표를 “서브 2” 한 줄로 고정한 것
  • 급수마다 물을 입에 머금고 버리는 습관. 비가 와도 체온과 당은 따로 관리해야 합니다
  • 마지막 1km 전까지만 나란히 달리고, 골인 직전 사진보다 보폭을 우선한 것

바꿀 것

  • 우비는 번호표 위에 입을 수 있는 형태로 준비합니다. 투명 판초가 낫습니다
  • 현장 등록·키트 수령은 출발 60분 전 완료. 45분 컷은 비 오는 날 부족합니다
  • 아들과의 약속 페이스를 km 단위가 아니라 “대화 가능 여부”로 재정의합니다. 숫자는 시계가 아니라 호흡으로 봅니다
  • 미끄러운 페인트 구간(횡단보도, 맨홀)을 미리 알려 주는 역할을 제가 맡습니다

장비 메모 — 우천 하프에서 실제로 차이 난 것들

이날 특별한 신기록용 화는 신지 않았습니다. 이미 길들여진 훈련화를 그대로 썼습니다. 우천 하프에서 새 신발은 물집을 만드는 가장 빠른 방법입니다. 양말은 두꺼운 것보다 빨리 물이 빠지는 얇은 것이 나았습니다. 전화기는 지퍼 백에 넣었고, 골인 후에야 꺼냈습니다.

  • 신발: 최소 100km 이상 길들인 훈련화. 미드솔이 충분히 굳지 않은 신발은 젖은 노면에서 접지력이 예측 불가능합니다.
  • 양말: 두께보다 배수 속도. 물을 먹고도 빨리 마르는 합성섬유 혼방이 두꺼운 코튼 양말보다 물집 위험이 낮았습니다.
  • 상의 레이어: 방수보다 발수. 완전 방수 재킷은 내부 땀이 빠지지 않아 오히려 체온 조절에 불리했습니다.
  • 번호표 고정: 우비를 나중에 껴입을 수 있도록, 번호표 핀을 우비 위 겉옷에 다시 고정할 수 있는 여유 핀을 챙겼어야 했습니다.

아들에게 남긴 한 가지

골인 후 기록이 1시간 55분이라고 했을 때, 아들은 숫자보다 비가 얼굴에 붙는 감각을 먼저 이야기했습니다. 첫 하프에서 그게 정상입니다. 저는 “다음엔 더 빨리” 대신 “다음엔 출발 줄에 더 일찍, 우비는 번호표 위에”만 말했습니다. 숙제는 두 개면 충분합니다. 그 이상이 되면 훈련이 숙제 목록이 되고, 주중 달리기가 먼저 끊깁니다.

집 가는 차 안에서 신발 무게를 재 보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양말이 완전히 젖어 있었고, 발바닥 주름이 평소 훈련보다 깊었습니다. 물집을 만들지 않은 것은 새 신발을 안 신은 덕입니다. 비 오는 하프의 장비 승부는 시계가 아니라 양말과 우비입니다.

10대와 함께 뛸 때 페이스를 어떻게 정할 것인가

청소년과 성인이 같은 레이스를 뛸 때, 성인의 최대 실수는 “내 여유 페이스”를 기준으로 삼는 것입니다. 10대는 성인보다 젖산 역치 부근에서의 감각 인지가 서툴고, 힘들다는 신호를 늦게, 혹은 갑자기 표현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번 레이스에서 제가 쓴 기준은 세 가지였습니다.

  1. 대화 테스트: 두 문장 이상을 끊지 않고 말할 수 있는가. 안 되면 즉시 감속합니다.
  2. 어깨 각도: 어깨가 말리고 팔 스윙이 좁아지면, 본인이 말하기 전에 이미 무리하고 있는 신호입니다.
  3. 급수 반응: 급수대에서 물을 거절하면 컨디션 저하 신호로 보고 다음 구간에서 페이스를 더 낮췄습니다.

이 세 기준은 GPS 워치의 페이스 숫자보다 먼저 반응합니다. 동반 하프에서는 숫자를 보는 사람이 아니라 옆 사람을 보는 사람이 페이서 역할을 해야 합니다.

우천 하프의 페이스를 숫자로 다시 보기

21.095km를 115분에 들어오면 킬로미터당 약 5분 27초입니다. 맑은 날 혼자 훈련할 때보다 느립니다. 비를 핑계로 느슨해진 것이 아니라, 착지 마찰이 줄고 체온이 빠지는 조건에서 같은 심박을 유지한 결과입니다. 초반 5km를 30분 근처에 묶지 않았다면 15km 이후 케이던스가 먼저 무너졌을 것입니다.

급수는 비가 와도 줄이지 않았습니다. 입만 적시고 버리는 한 모금이, 후반 종아리 경련을 막는 값싼 보험입니다. 다음 우천 대회 가방에는 투명 판초, 여분 양말, 번호표 핀, 출발 60분 전 키트 수령을 체크리스트 맨 위에 둡니다.

아이와 같이 뛴 하프에서만 보이는 것

혼자 뛸 때는 시계가 기준입니다. 옆 사람이 열세 살이면 기준은 호흡과 말수입니다. 5km에서 말이 끊기면 페이스가 아닙니다. 보폭을 줄입니다. 골인 사진보다 마지막 1km의 간격이 중요했습니다. 다음 대회 가방에는 투명 판초와 여분 양말만 추가합니다. 새 신발은 넣지 않습니다.

다음 대회를 위한 준비 체크리스트

  • 출발 60분 전 키트 수령 완료 (비 예보 시 90분 전)
  • 투명 판초를 번호표 위에 덧입을 수 있는 형태로 준비
  • 훈련화는 최소 100km 이상 길들인 것으로, 새 신발은 대회 당일 절대 금지
  • 동반 러너의 페이스 기준을 숫자가 아닌 대화 가능 여부로 사전에 합의
  • 급수는 날씨와 무관하게 매 구간 실시, 특히 후반 경련 예방 목적
  • 미끄러운 노면(횡단보도 페인트, 맨홀, 고인 물)을 사전에 동반자에게 안내하는 역할 분담

Takeaway

  • 첫 하프의 KPI는 기록이 아니라 멈추지 않고 들어왔는가입니다.
  • 지각 출발을 초반 속도로 갚지 마십시오. 비 오는 15km가 그 이자를 받습니다.
  • 동반 질주는 페이스 숫자가 아니라 옆 사람의 호흡이 기준입니다.
  • 우천 대회는 의류 레이어와 키트 수령 시각을 맑은 날보다 한 단계 이르게 잡습니다.
  • 비 오는 날 페이스 저하는 체감이 아니라 신발 함수량·착지 마찰·체온 유지 비용이라는 세 가지 물리적 요인으로 설명됩니다.

같은 해 9월 7일 여의도에서 먼저 뛴 하프 기록은 여의도 하프마라톤 참가 후기에 남겨 두었습니다. 20년 만의 복귀전과, 아들의 첫 하프는 목표가 다릅니다. 다음 비 오는 대회에서는 출발 블록에 더 이르게 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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